지금은 살아있으니까, 일단은 안아줄까.
지금은 살아있으니까, 일단은 안아줄까.
지금 굉장히 과민한데, 내가.
알아, 그건. 내가 네 상태를 모르기에 우린 너무 오래 봤고. 이걸로 부족해?
숨길 수 있었으면 좋았을지, 아니었을지도 잘 모르겠군. 어디 부수지나 않게 붙잡아 줘, 그럼.
아니었을 거라고 믿고 싶네. 사실 그러려면 지팡이를 빼앗는 쪽이 나았지.
지팡이 빼앗는 건 위험성이 크지 않나? 내가 어찌 굴 줄 알고.
안전 불감도 혹시 전염성이 있던가…. 어떻게 굴었을 건데?
아까는…… 정말 모든 걸 박살내고 싶었는데. 지금은 사실, 사람이 근처에 있기를 바라지도 않아 말이지. 사실은 그러해. 글쎄. ……. 혹 모르잖나…….
나는 박살 내도 돼. 조금 긁히는 것 정도로는 대수롭지 않다니까.
속 긁는 소리라는 자각은 있는가? 당신의 그 "조금 긁히는" 건 전혀 보통도 아니고 안전하지도 않잖나.
네 앞에서 '중도'는 진즉 저버렸고, '보통'도 포기한지 조금 됐지. '안전'도 놓는다고 한들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정말로 안전 불감에 전염성이 있다는 연구라도 해야겠군. 내가 학문은 제법 타고 나서, 영화보다는 나을지도 모르겠어. 내가 그런다고…… 당신도 그럴 생각은 말아 주는 것이 어떠해.
아무렴, 천재시니 이제 역지사지의 뜻은 깨우치셨겠지. 그런 것에 개의치 않을 수준이라는 뜻이야. 그냥 좀 고마워하는 건?
나 참……. 생각은 좀 해 보겠다마는. ……솔직히 속이 조금 시끄럽군. 그러니. 반 정도만 고마움을 느낄까.
너무 걱정하지는 마. 설마 나라고 전부 맞고만 있을까. 그 정도로 허접한 마법사는 아닌데.
이미 당신이 한 말이 있기는 하여서 신뢰가 모호하여. 지팡이라면 당신도 어련히 막을 테지. 내 덕에 막는 건 익숙할 성 싶고.
몇 대 정도는 맞아주고 네가 걱정하는 걸 지켜보고 싶은 나쁜 마음이 들기는 했어. 그게 다야. 네 말대로 어차피 익숙하고.
……. 애당초 스스로가 나쁜 마음인 것을 알고 있으니 구태여 매도하지는 않도록 하지. 익숙해서는 좋을 게 없는 일이다마는. ……. 가끔 번거롭지 않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건 까다로운 법일진대.
내가 제법 성실한 청년이라 번거로움을 잘 몰라. 게다가 네가 택하는 게 이게 아니라면 담배잖아. 이쪽을 선호할 수밖에 없지. 이게 와서 까탈스럽게 굴지 않으려고?
담배가 몇 배는 낫다고 본다마는. 솔직히 그러하지 않나. 아니. 그럴 수 있는 방법 같은 건 모르는 편이라. 없는 양심이 물었는가 하여. 새삼스럽게도. 확인이라도 받고 싶었나 보아. 문제 아니라고…….
나는 꽤 기준이 확고하고, 그를 검토한 결과 문제없다고 하네. 그리고 이젠 깨닫고 있잖아. 설령 문제가 맞다고 한들 그런 건 아무 상관 없다는 걸.
그러나 문제라 인지하는 한, 가끔은 생각하고 골몰할 테니 어쩌겠는가. 그러다가도 답잖게 묻고, ……. 아무래도 좋나. 하고 생각하게 될 테지. 그리고 그런 걸 두고 사람은 당연하게 여긴다고 표현할 테고.
질리도록 답해줄 테니 걱정 마셔. 아예 공터가 있는 곳으로 떠나야 할까 봐.
그래, 무슨 말인지는 이해했다만 그 단어는 내게 좋지 않군. 공터는 어찌 하여.
그럼 달리 무슨 단어가 좋아? 널 감당하려면 그게 낫지 않겠어? 비록 내가 레파로에 능하다고 해도.
언제든 답해준다 정도로 정정을 요청하지. 실내서 내가 해결할 테니 그냥 두면 편할 일을…….
언제까지나 답해주는 것으로 하자. 내가 너를 내버려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 아니. 내버려둘 수 있었거든 이미 10년도 더 전부터 그냥 두었을 테지. 차마 나인데도, 이걸 부정도 못 하겠군.
내가 운명론자는 아니며 천문학은 거의 잊어가는 입장이지만, 이건 별에 기록되어 있던 거야. 어떻게 못 바뀌어.
나 참. 당신 마음대로 해, 그것도. 원하는 대로.
(눈발에 가려져 별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