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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LOUD TURING QUEST
2026-03-27 ~ 2026-03-28

당신은 그 말을 듣기 전에 눈을 뜹니다.
하나,
둘,

“일어날 시간이야, 당신.”

상단
중앙
하단
와 롤꾸 왜이렇게 예뻐요
헥스 로고스 도데카:일어날 시간이야, 당신.
빌 어거스트 영:(손을 들어 역광의 거슬리는 부분을 가린다. 그리고 나서도 낯이 보이지 않는다.) 불렀어?
헥스 로고스 도데카:아아, 몇 번은. 어디에 있는가 하였더니 당신이 도통 안 보이지 뭔가. (어깨를 으쓱인다.) 우주선 복도에 누워 있는 당신을 볼 줄 내가 어찌 알았겠어.
빌 어거스트 영:(그제야 바닥 더듬어가며 상체 일으킨다. 바닥에 누워있는 건 항상 헥스의 역할이지 그의 것이 아니었다.) 내가 어쩌다가 이러고 있었지…. (그제야 헥스의 얼굴이 바로 보인다. 아니, 그는 안드로이드 헥스를 마티아로 통칭하기로 한다.)
헥스 로고스 도데카:아무래도 표준 항로를 조금 벗어난 것이 몫을 할 테야. 선내 중력이 흔들렸으니 당신의 멀미 또한 조금은 기능했을 가능성이 높고. (이내 가까이 고개를 기울인 채로 이리저리 확인해 보는 모양새다. 손을 슬 뻗어서 뺨을 건드린 채로 제 쪽으로 올려보는 식의 손길.) 어디 부딪친 것은 아닌 듯도 한데.
빌 어거스트 영:멀미로 기절해본 적은 없는데. (별로 갱신해서 자랑스럽지 않은 기록이다. 가만히 마티아가 그의 얼굴을 살펴보도록 뺨을 손에 기댔다.) 표준 항로를 벗어나서, 그럼?
헥스 로고스 도데카:(만족할 만큼 살펴 보고 나서야 손을 떼었다.) 새하얗게 낯이 질릴 수는 있어도 말이지. 내가 섬세하지 않았던 것으로 할까. ("흐으음." 입을 다문 채 잠시 고민이라도 하는 모양새다. 허리를 바로 세운다.) 오래 전에 멸망한 문명이 새로이 등장했다더군. 한 번 가 볼까 하였지. 최근 발표된 바가 있는데 근처였으니. 반드시 표준 항로를 따를 필요는 없잖나?
아직 발견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니 보호 조치나 출입 통제도 없다더군. (어깨를 으쓱인다.) 차피 중요한 건 목적지가 아니니까.
빌 어거스트 영:괜한 짓을 하는 것 같은데……. (꾸준하게도, 따분한 남자다. 우주여행이라고 하면 표준 항로를 따르는 관광 코스만 떠올리는.)
헥스 로고스 도데카:당신이 운전할 건가? (그저 바라본다.)
빌 어거스트 영:……. 이건 네 여행이니까, 난 가급적 동행인의 책무를 다하고 싶어. 운전 못 하는 것도 사실이고. ('보호 조치'와 '출입 통제'에 대한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그러니까 약속해.
헥스 로고스 도데카:허면 날 따를 수밖에. (그러나 강조를 마주한다. 그럼에도 슬그머니 기울인 웃음기와 시선이 여전하다.) 무엇을?
빌 어거스트 영:위험한 짓은 하지 말자고. 내가 헥스를 잃은 지 얼마 안 됐거든.
헥스 로고스 도데카:아하. (가볍게 웃는다.) 허면 이미 정해진 결론이 있는 여행에 내가 구태여 조심해야 할 이유가 있나?
헥스 로고스 도데카:애당초 별거 없다 하였어. 아주 오래 이전의 멸망이라 남은 것은 정말로 소수일 테지. 발표도 그러했으니 염려 말지. (약속은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빌 어거스트 영:내가 걱정이 적은 사람이 아니란 것은 알 테고. (마찬가지로 덜어낼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우려와 미이행은 구태여 변주되지 않고 반복된다.) 왜 하필 나야?
마티아:글쎄, 흐으음. (부러 문장을 늘인다. 이내 낮게 웃고는.) 튜링 테스트라고 알고 있는가?
빌 어거스트 영:그래. 내가 '인간' 역할이라는 거야?
마티아:글쎄, 내가 충분히 헥스 도데카의 최저치를 맞출 수 있느냐를 묻는 중이라고 할 수 있겠군. 굳이 따지거든.
안드로이드의 여행 절차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사유더군. 애당초 인간의 기억을 얻었으니 그것이 필히 당연할 테지. (뜸.)
마티아:하지만 나는 여행이 목적이 아니라 그저 네가 필요했어.
마티아:내가 기억하는 헥스 도데카의 삶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던 네가.
마티아:그러나 당신은 구분할 테지. 내 눈을 보면서도 내가 헥스가 아니라 판단하잖나. 설마 내 그것을 모르겠는가? (새듯 웃는다. 어깨를 으쓱이는 것이 느슨하다.) 그러니 구분해 보아. 정말로 내가 헥스 로고스 도데카가 아닌지.
늘 그녀에게 있어서 당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듯, 이것도 그럴 뿐이야.
빌 어거스트 영:알기 어렵네, 넌 항상. (웅얼거리며 마른 세수한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알잖아, 나는…….
아마 좋은 답변은 주지 못할 거야.
마티아:(낮게 웃는 소리.) 설마 모르겠는가. 이미 정해진 결론이 있거든 굳이 마찰만 줄여보도록 하지. 피차 기억이라는 체계에 마지막 장면을 좋지 않게 남기고 싶진 않을 테니.
빌 어거스트 영:내가 반대하면, 환생을 포기하기라도 하겠다는 뜻이야?
마티아:최저치에 준하지 못 한 안드로이드에게 무엇이 보장되는가? 애당초.
당신을 내가 어떻게 여기는지 알거든 이런 물음은 너무하군 그래. (길게 한숨 한 번 내쉰다. 제 뒷머리나 한 번 흐트러뜨린다.) 슬슬 항로 좀 보러 갈 테니 당신도 마음대로 하여.
빌 어거스트 영:(모르겠다. 여전히 헥스―마티아의 생각은 헤아릴 수 없고, 그는 손쉽게 자신이 상대를 상처줄 수 없을 것이라 가정한다. 입 달싹이다가, 그저 고개만 끄덕인다.) …필요하면 불러.
빌 어거스트 영:(또 복도에서 멀미하다가 기절하는 건 사양이고.)
빌 어거스트 영:(조종실에는 마티아가 있고, 껄끄러워지고 싶지 않다. 휴게실로 향한다.)
빌 어거스트 영:(냉장고에서 마실 물부터 찾는다.)
빌 어거스트 영:(물 한 병 따서 마시고, 에너지 음료를 마실지 고민한다….)
빌 어거스트 영:(하지만 여긴 지구가 아니고, 굳이 밤을 샐 이유도 없어서……..) 이건 뭐지? (시선이 옆의 말간 액체로 옮겨간다.)
빌 어거스트 영:(빌 어거스트 영은 이걸 먹어본 적이 있을까?)
빌 어거스트 영:그애가 넣어뒀나? (수상해 보이는 건 먹지 않는다. 그런 부류의 인간이다. 결국 마시던 물만 탁자 위에 내려둔다.)
빌 어거스트 영:(활자중독은 얌전히 책자부터 폈다.)
빌 어거스트 영:
자료조사
기준치:70/35/14
굴림:2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영:무슨 개조를 다 했담.
빌 어거스트 영:…연료였어?
빌 어거스트 영:(책자 덮고 액자 힐끔 본다.)
빌 어거스트 영:(헥스 로고스 도데카는 죽었는데도 그녀가 남긴 것들이 남아있다. 헥스의 얼굴에 집중한다.)
빌 어거스트 영:
관찰력
기준치:45/22/9
굴림:1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영:(본능적으로 안드로이드에 거리감이라도 느끼나? 모르겠다. 여전히 액자 속 헥스로부터 시선 떼지 않은 채 의자에 등 기댄다.)
마티아:
조종 Roll
기준치:70/35/14
굴림:79
판정결과:실패
빌 어거스트 영:(의자 붙잡고 중심 잡는다.) 뭐야? (창 통해서 바깥 상황 본다.)
마티아:
기계수리
기준치:70/35/14
굴림:3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영:(다시 궤도가 돌아오면 조종실로 향한다. 그러니까, 위험한 짓은 말래도.)
빌 어거스트 영:웬 과속이야?
마티아:아아, 필요한 만큼 움직이는 것이 생각보다 느리다 싶어서 그만. (그쪽을 보며 말하진 않았다.)
그래도 곧 착륙할 수 있을 법한 곳의 궤도에 들어설 듯 하여. 가장 가까운 곳부터 들러볼까 하는데. 어떠해? (화면에 지도만 띄워준다.)
빌 어거스트 영:시간은 충분할 텐데. (특히 너한테는 더.) 그게 어딘데? (항법에는 익숙하지 않다.)
마티아:충분한 게 무어지. 그 누구도 충분하고 완결적일 수는 없을 터인데. (하하.)
빌 어거스트 영:(살아있는 넌 적어도 내게 충분했어. 말하지 않는다.)
마티아:우리는 지금 바깥에서 안쪽으로 접근하고 있으니…… 거쳐갈 항로를 굳이 따지자면, 카르마 B에서 카르마 A 쪽이라고 보면 옳을 테지. 카르마 B의 위성이 지금 궤도 상으로는 조금 더 가까울 수 있겠군 그래. ("흐으음." 입을 다물었다가.) 결국 태양 쪽으로 가서 스윙바이를 이용할 생각이니까. 아무렴.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럼 만다라부터 둘러볼까. (눈썹 들어올린다.) 스윙바이라면, 블랙홀?
마티아:(고개를 끄덕인다.) 중력장으로 쓰고자 하여서. 만다라부터 움직이지, 이대로면 10 분 이내로 도착할 테야.
만다라는 소문을 듣기로는, 아주 오래 전에 휴양지로 만들어졌다 하니 과연 무엇이 조형되었을지나 살펴 보아도 좋을 테지. (어수선한 주변이나 정리한다.) 내릴 때 멀미 않게 조심하여.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래. (얼마 걸리지 않는다니 조종실 벽에 기댄다.) 그게 내 뜻대로 되나.
마티아:마음의 준비라도 하거든 어떠해, 하는 게지. (낮게 웃는 소리만 난다. 근처에 적당히 두었던 카메라나 목에 걸었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역시나 우주선이 착륙하는 과정에서 멀미했다.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 익숙하게 손 내민다.) 잡아줘. 가자.
마티아:(아무런 말없이 상대를 바라보는가 싶더니 시선이 느리게 기운다. 그러나 손을 잡고 가벼이 걸음을 뻗는다.) 가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위성 만다라를 밟는다. 손을 쥔 채 앞서 걷는 것이 익숙하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휴양지치고는 꽤 황폐한데. 날씨 탓인지. (파도 위로 끊임없이 눈이 쌓인다. 다소 압도되었다.)
마티아:시기를 잘못 맞추어 놓은 콘셉트라도 맞추어야 하나 싶긴 하군. 언제나 여름일 수는 없을 테니. (낮게 웃는 소리.)
겨울이 황폐하다 여기는가? (그저 물음이나 툭 던지는 모양새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한동안 지구의 겨울이 길었으니까. 그리고 흔히 소설이나 시에서 겨울은 죽음에, 봄은 생명에 비유되지.
그러니까, 어느 정도는.
마티아:계절이 끝나고, 그 모든 것들이 "잠드는 시기가 아름답다" 여기던 시절도 있었을 테야. (익히 아는 사실이다. 그저 끄덕인다.) 그러나 수가 없게도 겨울이로군. 우리와 연이 깊은가 보아.
아니, 정정을 매달아 주어야 하나? (이건 고의일 테고.)
빌 어거스트 도데카:결국 감상이란 상대적인 거지. (빈 손을 허공을 내밀면, 눈송이가 손바닥의 움푹한 부분에 닿고선 녹아 사라진다.) 됐어, 겨울이라고 싫은 건 아니야.
너와 더 많은 계절을 누리고 싶었는데.
마티아:싫지 않거든 그 뿐일 테지. (호불호가 없는 사람 답게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그 뿐이다. 어쩌면 느슨한 수용이다. 잠시 말이 없다가 낮게 웃기만 했다. 대답하지 않는다.)
내가 괜한 일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가?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래. 막아설 생각은 없더라도, 헥스 로고스 도데카 답지 않다고 생각하지.
마티아:흐으음. 어느 지점에서? 그건 좀 흥미로운 견해다마는. (걸음을 돌연 멈춘 채 바라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무얼 남기는 일을 기꺼워하지 않았잖아. 나는 그 점에서 우리가 동일한 생각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어.
마티아:나는 늘 남기는 일을 해 왔다마는. (굳이 따지자면 언어유희다.) 사람은 변하잖나. 그것이 내게는 그리 통용되지 않는다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되더군. 설득 당할 생각은 없고?
빌 어거스트 도데카:말장난은.
(문득 생각한다. 그러니까 애초에 이 여행에 응한 이유는….) 설득 당하고 싶어.
마티아:아하하! (웃는다. 그러나 눈 접어 웃는 것이 느슨하다.) 아예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라 말하는 건가?
빌 어거스트 도데카:영원은 불가능하단 것을 알면서도 바라게 되지. 그러니까, 그래. 부디 그러기를 원해. 내가 널 헥스라고 부를 수 있는 날이 오길.
마티아:인류는 필멸하면서도 영원을 꿈꾸었기에 이렇게 되었다고 보아. (이내 뜸. 낮게 웃는 소리.)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까지가 시일이나 될 테지. 아무렴.
나는 헥스 도데카인데도 말이야. 결론적으로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그저 당연한 말이다. 파도로 시선을 옮긴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훗날, 내가 죽어서 환생한다고 치자. 그럼 넌 그걸 빌 어거스트 도데카라고 생각할 거고?
마티아:당신이 그걸 선택했다면 기꺼이 묻겠지. 왜? 하고.
당신과 나는 닮았으나 다름을 잘 알 터인데. 나는 생각보다 후하여. 당신은 이런 부분에서는 아니지. (낮게 웃는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모르겠어. 기억이 같다면 그건 같은 사람인가? 난 데이터를 신뢰하기에는 너무 보수적이야….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가? 현대인들은 영혼조차도 옮겨담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빌은 늘 회의적이다. 잡은 손이 따뜻한데도.)
마티아:그러나 무언가 부재하는 한, 정말로 가장 유사한 것만이. 한없이 유사한 것이 그것을 대체할 수 있다 판단되는 것 역시도 사람의 서정적인 면일 테지. (어깨를 으쓱인다. 잡은 손을 가벼이 흔들기나 한다.) 우주선으로 돌아갈까. 역시 겨울은 날이 조금 차군.
빌 어거스트 도데카:한없이 유사한 것. (따라 발음한다. 덧붙였다.) 있잖아, 나마저도 안드로이드가 될 일은 아마 없을 거야. 난 '내'가 너와의 영원을 누리길 바라는 거지, 내 연장선 상의 안드로이드가 네 유일을 대체하기를 바라지 않으니까.
그래, 감기 걸리겠다. (종종 상대가 무기물이란 사실을 잊는다.)
마티아:(그저 웃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는다. 고의적인 누락이다. 그 무엇도 돌아가는 것은 웃음기 외에 존재하지 않는다. 종종 일어나는 회피에 가깝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나쁘지는 않았어. (겨울 바다 말이야.)
마티아:그런가? 허면 다행이로군. (고개를 간단히 끄덕인다. 손을 놓아주었다.) 다음은 또 근처로 가 보도록 할까. 잠시 붕 뜨는 감각이 심할 테니 참고하고.
빌 어거스트 도데카:평범하게 지구 여행이면 안 되었던 건지….
(사실 그쪽도 멀미하는 건 다르지 않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자세히 관측한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일단 조종실로 향해 본다.) 마티아. 방금 무언가 못 봤어? 이륙할 때, 이상한 그림자 같은 걸 본 것 같은데.
마티아:무언가? (잘 모르겠다는 듯 시선이 기운다.) 미안하지만 전혀 모르는 이야기다마는. 애당초 이상한 그림자라는 것이 무언데. 어떠한 것이기에?
빌 어거스트 도데카:만다라의 바다에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게 있던데. 오래 전에 멸망했다고 하지 않았어?
마티아:멸망하였어. 그렇게 학계에 보고된 게 얼마 지나지 않은 이슈인데 설마 그들이 그리 미온적인 연구를 했으려고. (잘 가늠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명백히.) 신경 쓰이는가?
빌 어거스트 도데카:조금은. (본래라면 곧장 떠나자고 할 치다. 하지만 이 여행부터가 애초에 뜻대로 되지 않는 일 투성이고, 그러니 불가해한 것은 더이상 남겨두고 싶지 않다.) 살펴봐도 돼?
마티아:어려울 일은 없지. (장치를 적당히 조작하여 궤도를 조금 전의 목적지로 다시금 설정한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바다를 보러 간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마티아:아하…….
허상이었군 그래. 가상으로 조형된.
빌 어거스트 도데카:하지만…. (손바닥 위에서 사라지는 눈송이는 진짜 같았는데. 말 멈추고 시선을 들어 올린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명징한 것을 찾는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관찰력
기준치:45/22/9
굴림:1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
지능
기준치:60/30/12
굴림:60
판정결과:보통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마티아.
마티아:(부름에 고개가 돌아간다.) 왜 그리 부르는가?
빌 어거스트 도데카:역시 스윙바이에 블랙홀의 중력장을 이용하는 건 좀 위험하지 않아?
마티아:우주에 위험하지 않은 것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군. (시선이 기운다.) 애당초 태양 근처까지만 갈 테야. 그리 가깝지 않아.
빌 어거스트 도데카:조심하자고.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다시 만다라의 실제 모습을 둘러본다.) 왜 이번에는 가상 현실 효과가 적용되지 않은 거지?
마티아:제일 적나라한 가설을 다하자면…… 연료가 달하거나 했을 법도 하지. 모든 것은 적절히 투입되어 기능하잖나. (어깨를 으쓱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럼 우린 마지막 휴양지를 누린 셈이 됐군.
마티아:아무래도. (낮게 웃는다. 소리가 오래 가진 않았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우주선에서 본 게 저건가? (확인하러 발걸음 뗀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런 것치곤 인간과 닮지는 않았는데.) 한참 구형인가 봐.
마티아:흔히들 생각하잖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HAL 9000 같은 형태거나, 흔히 말하는 드론 같은 것들. 굳이 생각하며 후자에 가까운 형태일 테지. (가감없다.)
애당초 멸망한 문명은 한참 이전이라 하니 구형 수준이 아닐 테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이렇게 보면 안드로이드라고 해도 영원한 것은 아니다. 우리 문명의 수명이 다할 수도 있고.)
마티아:(아무런 말없이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묻어나 줄까. (대충 시설물 앞에 작은 구멍을 만들고 죽은 안드로이드를 안치시킨다.)
마티아:(지극히 인간적인 행위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고개를 끄덕이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이 위성 자체가 이 치의 무덤이 된 셈이다 싶군. 기이하게도.
돌아가지. 그리 유쾌하지 않은 곳에 더 있어 무엇해.
빌 어거스트 도데카:인간은 서정적이니까. (시선을 읽고 대답한다. 함께 우주선으로 돌아가며 대답한다.) 고향에서 평화를 찾는 건 좋은 일이야.
마티아:고향이 정의가 무엇이라 여기는가? (툭 묻는다. 바로 들어서자마자 조종실로 향할 테니 대답만 듣고 자리를 옮길 셈이다, 어쩌면.)
빌 어거스트 도데카:나고 자란 곳이겠지. 사전적으로. (덧붙는다.) 혹은 가장 정을 준 장소거나. 내겐 지구 아니겠어? 눈 내리는 우리 고향.
마티아:별 단위라 여기지는 않아 말이지. 어쩌면 그리 구애를 받지 않는가 보아, 내가. (흐으음. 하고, 홀로 입을 다무는가 싶으면 고개를 한 번 끄덕인다. 납득 이전의 이해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수리실로.)
빌 어거스트 도데카:(기계부터 힐끔 살핀다. 이런 것들이 그의 상식 속 인간과 안드로이드를 구분 짓게 만드는 거겠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이건 왜 또 망가진 거야?
전자기기 Roll
기준치:51/25/10
굴림:60
판정결과:실패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래야겠다. 혹은 선반에 적절한 도구가 없는지 살핀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통 안 들여다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두 개 챙긴다. 마티아는 필요 없으려나? 그래도 일단은.) 왜 멀미 패치 같은 건 없는 거야?
마티아:
조종 Roll
기준치:70/35/14
굴림:3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현대인들은 다들 우주에나 매달리고 이런 중요한 일들에 무심하다니까.)
빌 어거스트 도데카:(착륙인가 보다. 카르마B에 도착했으리라 짐작하고, 나선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런 탓에 서늘하다.) 설마 여기도 가상 현실은 아니겠지.
마티아:그렇게나 가짜 투성이거든 아무래도 곤란하긴 하겠어. 대체 무얼 만들고자 하였을까, 싶어지잖나. 아주 오래 전부터 가상에 현실을 그리 두다니.
빌 어거스트 도데카:현실을 견디지 못하는 거지.
어디로 갈래?
마티아:차라리 술이나 다른 것에 빠졌거든 건전했겠군 그래……. 아닌가, 견디기 어렵다는 것도 참 "어려운" 감상이다 보니. (고개를 설레설레 저어내다가 시선이 기운다.) 글쎄.
당신은 어디가 낫다고 보아.
빌 어거스트 도데카:힘을 빼는 쪽을 먼저 둘러보지. (협곡을 올라 숲으로 향한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손전등이라도 들고 나올걸 그랬나 봐.
마티아:그것이 좋았겠군. 이리 어두울 줄 알았다면. (한숨을 가벼이 내쉰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앞설 테니까, 조심해서 따라와. (이번에도 당연히 손을 쥔 채 앞장섰다.) 빼곡한 나무들 사이로 걷는다.
마티아:노력하지. (무엇을? 그러나 손을 쥔 그대로 걸음을 옮긴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수리실을 봤는데, 수리 기계가 고장나 있더라. 네가 다치기라도 하면 곤란하겠어.
마티아:이런, 얼마나 썼다고 그게 벌써 고장이 나는지. 비치되어 있는 것들을 건드릴 때 그것도 볼 것을 그랬어.
빌 어거스트 도데카:돌아가서 한 번 봐줘. (소리에 집중한다.)
마티아:그러지. 고쳐 두어야 할 것은 고쳐야 할 테니…….
빌 어거스트 도데카:이 숲, 정말로 돌아다니기 곤란하네.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냥 돌아가는 게 좋을까?
빌 어거스트 도데카:마티아. 괜찮아? (뒤를 돌아본다. 그마저도 분간하기 어렵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혀 차는 소리 낸다. 아, 정말이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마티아! 들리면 대답해. (소리치며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2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 (신경이 곤두선다.)
마티아:당신, 어디쯤 있는 거지? 아아, 정말이지. (한숨 섞인 음성.)
마티아:목소리 방향으로 와. (신경을 누르듯 조금 고압적인 어투가 있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내 잘못이라고? (대답한다.) 옆에 절벽이 있는 것 같아,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마티아:허면 내 잘못이야?! (잘 누르고 있더니 기어이 높게 오르다가 겨우 진정한 듯 눌리는 음성이 난다.) 여기에 있을 테니 와 주어.
빌 어거스트 도데카:(발 딛는 것이 조심스럽고, 무게중심을 느리게 옮긴다. 그는 상식적인 사내인 탓에, 헥스―혹은 마티아의 목소리를 어김없이 신뢰하고야 만다.)
양측 과실로 하지. 돌아갈 때는 손 놓지 말고.
빌 어거스트 도데카:……. 이상한 은하계야, 여긴.
마티아:딱히 제정신인 은하계는 아닐 테지. (숨을 크게 들이고 한 번 내쉬는 것이 겨우 과민성을 내리 누르는 것에 가깝다. 불 붙이지 않고 담배 필터만 잘근거리고 있다. 이내 손 찾아 잡았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래.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살았다니. (손 깍지 껴 고쳐잡는다. 놓칠 생각이 없다.) 내리막길 방향도 가볼 거야?
마티아:당신이 원하거든 가지. 아니면, 되었어. (하얗게 질릴 만큼 잡았다. 조금 저릴 만큼. 불 붙이지 않은 담배를 버린다. 이내 바라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데, 너.
마티아:당신은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을 테고. (간극이 길다. 그러니까 좋지 않은 강박이 회로를 타고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고…….) 애당초, 나는 사람 관련 의학에는 소질이 없으니 불안할 수도 있는 것 아니야?
빌 어거스트 도데카:내가 너와 같은 선택을 하길 바라?
마티아:아아, 몰라. 지금 그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빌 어거스트 도데카:(조용해진다.) 나도 불안해. 말했잖아. 난 널 이미 한 번 잃었다고.
마티아:내가 그것을 모른다 하였는지? (바라보다가 시선 피한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모르는 것 같길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말을 더 꺼내지 않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조차도 위험하면 금방 돌아갈 생각이다.)
마티아:알고 있어. (진정한 음성은 한 박자 늦게 두었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래. (건물의 입구를 찾아 그 안으로 들어간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왼쪽부터.)
빌 어거스트 도데카:
관찰력
기준치:45/22/9
굴림:100
판정결과:대실패
빌 어거스트 도데카:(건물이고 복도고, 그저 우주선에 돌아가기 전까지 생각을 정리할 장소가 필요했을 뿐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다.)
(빈 손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학교라도 됐나. (책상부터 살펴본다.)
마티아:이들에게도 문명이 있었다, 무어. 그런 것일 테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왜 멸망했을까?
마티아:글쎄, 당신이라면 무엇이 멸망의 사유가 될 수 있다 여기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은하계 단위의 멸망이라면 가장 흔한 건 태양에 문제가 생기는 건데, 여긴 그런 것 같지가 않네. 문명의 흔적도 잘 보존되어 있고.
(봉인이 없는 두루마리부터 본다.)
마티아:태양이 애당초 건재하고 있고, 당장 근처에 있으니 그 외의 것이 이들의 멸망을 부른 것일 테지. 증발이라도 하였을까. 혹은 이주라도 했을는지. (가설은 그저 하나하나 꼽아 보는 것 같지만 관심이 크게 있는 듯 보이진 않는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이주라면 그걸 두고 멸망이라고 부르진 않지. 영혼의 이식도 인정하는 마당에. (어쩐지 신랄하다.)
지능
기준치:60/30/12
굴림:2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마티아:더는 살 수 없기에 이주한다 한들 한 문명이 사라졌음은 공인될 테니. 해석 나름이잖나. 다만, 글쎄. 이렇게 멀끔한 멸망은 잘 모르겠군.
빌 어거스트 도데카:
자료조사
기준치:70/35/14
굴림:70
판정결과:보통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재앙이 와서 멸망한 것 같네. 이 일지에 따르자면. 재앙이란 게 뭐지?
(봉인이 붙어있는 두루마리도 읽어본다. 어차피 주인 없는 물건이니 거리낄 것이 없다.)
마티아:재난이나 자연에 대한 것은 아닐 성 싶다마는. (보통 사람들은 그런 것들도 재앙이라 이름 붙이곤 하니. 그저 옆에서 같이 보고 있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지능
기준치:60/30/12
굴림:24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알 수가 없네. 다른 세계의 신을 부르기라도 한 모양인데, 그게 왜 이곳 하나만을 집어삼켰는지는….
마티아:흐으음……. (잠시 말이 없다. 시선이 기운다.) 당신이라면 "왜"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가? 소설이라면 무슨 전개를 예측하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난 작가보다는 기자에 가깝지만, 그래도 굳이 '개연성'을 따지자면 무언가 불완전했다고 보는 것이 옳겠지. 불러온 재앙의 수준이 크지 않았거나, 제대로 소환되지 않았거나.
마티아:작가보다 독자가 조금 더 많은 것을 보니까. 감독보다 관객이 더 그 세계를 간혹 파고들고 싶어 하는 만큼. (어깨를 으쓱인다.) 허면 그들이 초래한 것을 그리 두어도 괜찮지 않나 싶군 그래.
우리가 무어라 파악한들 그들은 대답할 수 없잖나. 정답이 모호한걸.
빌 어거스트 도데카:(천체망원경을 만지며 답한다.) 글쎄…. 당장은 위험하지 않다고 해도, 또 모르는 일이니까.
빌 어거스트 도데카:구조가 지구의 것과는 많이 다른데. 이거 망원경 맞아?
마티아:걱정이 많은 것은 안다만, 내게 조금 더 집중해 주거든 좋으련만. (괜히 숨을 돌리고 나면 망원경을 바라보다가.) 내가 보아도 처음 보는군.
빌 어거스트 도데카:나라면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겠어. (분해하여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내가 손재주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닌데….
마티아:내 화법을 제법 옮긴 하였지? 나한테 집중하여. (이내 옆에서 망원경만 가만히 살펴 보는 모양새다……. 이거 뭐야, 대체? 같은 눈.)
빌 어거스트 도데카:노력하지.
마티아:노력해야 할 정도면 되었어. 달리 집중할 것들에 집중하여.
빌 어거스트 도데카:지금 떠오르는 건 입자 재생기나 근거리 전송기 같은데, 어느 쪽이 네 안전 불감에 더 방해가 될까?
마티아:그러니까 "굳이" 내가 무얼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느끼는 것을 요해?
빌 어거스트 도데카:네가 무사했으면 좋겠어. 사실, 내가 널 헥스로 끝내 받아들이지 못하더라도 살았으면 좋겠어. (최저치 따위 알 게 뭐야.)
기계수리
기준치:30/15/6
굴림: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조용히 말하며 기계 분해하고 조립한다. 만들어내는 것은 입자 재생기다. 보험은 많을수록 좋다.)
마티아:헥스 도데카 입장으로는 그건 솔직히 좀 모욕적이군. (아하하.) 날 조금 믿으래도. (그뿐이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어떤 면에서 모욕적인데?
빌 어거스트 도데카:(동력원으로는 뭐가 좋지…. 해괴한 기계 본다.)
마티아:당신이 빌 어거스트 도데카라는 이름을 쓰는 한, 나는 당신을 언제까지나 책임을 다 한다고 사고 하는데 받아 들일 수 없는 존재가 된 채로 살라고?
결함품 취급에도 정도가 있잖나. 우스운 말을 하여.
(신랄하게 대꾸하고는 해괴한 기계나 같이 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죽지 말았어야지, 그럼! 언제까지나 책임을 다하고 싶었으면, 날 두고 가진 말았어야지. 이제 와서 나한테 뭘 바라? 우리가 공유한 건 대체할 수 없어.
마티아:결론 끝에 어차피 내가 없을 터인데 뭘 바라는데, 허면?
마티아:당신은 내가 나를 마티아로 본다 하여도 헥스로 본다 했었지. 그럼에도 내게 마티아라고 부르는 걸 받아 들이고 있어. 별개라고. 이게 스크린 내의 일이거든 참 좋았을 테지만 유감스럽게도 아니군.
아아, 이조차 헥스 도데카와 나눈 이야기이니 나와는 해당이 없다 하거든 생각 정리는 쉽겠군. 이 여행의 끝을 알아. 그러니 이루어질 수 없는 결론에 바람이 드는 것 정도는 화를 내도 되지 않나?
내가 애당초 지금 화를 내는 것 같은가? (애초에 손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차라리 네가 답을 해줬으면 좋겠어. 사람은 무엇으로 사람이 되는지, 내가 너를 마티아가 아닌 헥스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그런데 죽은 사람은 대답할 수 없잖아. (이 별의 사람들을 두고서도 했던 말과 상통한다.) 왜 나를 데려왔어? 왜 나여야만 했어? 왜 굳이 이렇게 바뀌지도 않을 사람을 붙잡고….
하지만 네 마음이 상했잖아. 아니야?
마티아:(그러니까 결국 답을 구하는 것도 헥스 로고스 도데카이며 나는 아니라는 말을 잘 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저 가만히 바라본다. 아주 어릴 적처럼 초연한 낯이다, 어쩌면. 작위적이다. 그럼에도 편집본이 거짓말이라는 뜻은 아니다.)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너여야만 했으니까.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낮게 웃는다.)
내 마음이 상할 수 있음은 예상 않고 뱉은 말인가, 혹. (뜸.) 괜찮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어.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의 이름 뒤에 붙은 성이 '도데카'가 되었다는 것은, 이 정도 거짓말은 파악할 능력이 되었다는 뜻과 같다. 문제는 없어. 괜찮아. 아아, 딱히.) 네 데이터는 연속적이라고 했잖아.
정말 내가 이렇게 반응할 것을 몰랐어?
마티아:알더라도 감내할 수 있으리라 여겼으며, 감내하는 도중이지. 무어, 어쩌겠는가? 나를 존중하기 어렵거든 그녀라도 존중하는 것이 나을 테지. (고의로 편집하고 누락한다 한들 친절하지 않다. 본래 신랄하며 무신경한 사람이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특혜를 주어 참 고맙네…. (마른 한숨.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린다.) 미안해. 나도 *네게 넘어가고 싶어, 이것만은 정말이야.
마티아:(그저 가만히 바라보다가 낮게 웃고 만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인기척?)
빌 어거스트 도데카:
관찰력
기준치:45/22/9
굴림:1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마티아를 앞을 가로막고 얼굴 찡그린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SAN Roll
기준치:50/25/10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저게 대체 뭐야?
마티아:(가늘게 뜬 눈이 도로 평범하게 가라앉는다.) 모르겠군.
빌 어거스트 도데카:(뒤로 물러선다. 챙겨둔 번역패치를 꾹 눌렀다.) 전 공격할 의사가 없습니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설득
기준치:70/35/14
굴림:3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전투는 가능한 피하고 싶다. 그는 정말 지독한 안전주의자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헥스의, 마티아의 손을 잡은 채로 도망칠 낌새를 살핀다.) 도망치자.
마티아:(달리 무어라 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고개를 끄덕였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왔던 길을 되돌아가다가, 짧게 헛숨 뱉는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정말 이상한 은하계야….
빌 어거스트 도데카:(비어있는 쪽 복도로 같이 뛴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75
판정결과:실패
마티아:
민첩
기준치:50/25/10
굴림:78
판정결과:실패
빌 어거스트 도데카:
설득
기준치:70/35/14
굴림:83
판정결과:실패
마티아:
위협
기준치:80/40/16
굴림:56
판정결과:보통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좀 더 가까이 다가간다. 적어도 말이 통하는 생명체로 보였다.)
설득
기준치:70/35/14
굴림:97
판정결과:실패
마티아:(미미한 짜증이 몰려오려고 한다. 이 상황에 대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위협
기준치:80/40/16
굴림:69
판정결과:보통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한 번만 더. (되도 않는 허튼 시도 하려다가 붙잡힌다.)
1
마티아:1
빌 어거스트 도데카:(손 꽉 잡은 채 우주선을 향해 뛴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우주선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빠르게 닫고, 숨을 몰아내쉰다.) 애초에 위험한 곳이었어. 그냥 좀 멀쩡한 곳을 여행하면 안 돼?
마티아:지구도 그다지 멀쩡하고 안전한 곳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마는……. (행선지를 고르는 사람의 문제다, 이쯤이면.)
빌 어거스트 도데카:정말 기어이 다른 곳도 둘러봐야겠다고? 저런 것들이 또 있을지도 모르는데?
마티아:어느 정도의 궤도 내부로 들어가야 운전도, 복귀 항로도 통제 범위 내에서 기능할 터인데 어찌 해. 허면.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럼 행성에 착륙만 하지 말든지.
마티아:차피 남은 곳이라 해 보았자 하나인데. 당신이 마음에 들지 않거든 나만 한 차례 둘러보고 오지, 그러거든 되겠는가?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게 무슨 말이야? (신경질적으로 대꾸한다.) 내가 왜 지금 돌아가자고 하는데?
마티아:(매한가지로 과민하다. 조금은 억눌렀지만.) 허면 묻지. 이 여행은 무엇을 의미하는데?
빌 어거스트 도데카:설득할 시간, 내가 널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런 의미인 줄 알았는데. 틀려?
마티아:(소리 없이 웃는다.) 조금 다르지. 당신이 나를 헥스 도데카와 구분할 수 없는 순간이 있는가, 아닌가 따위를 두겠지. 당신이 인간의 역할이냐 했었지. 그러해. 그러나.
마티아:설득하려거든 먼 곳으로 나올 필요는 없어. 알잖나, 나는 말로 질 생각이 애당초 없는 치야. 왜 여행을 택했다 여기지, 그럼?
빌 어거스트 도데카:넌 좀 내 생각을 할 필요가 있어. 왜, …아직도 날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야? (죽어서도. 묵음이 길다.) 내가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잖아. 알면서도 그게 네겐 그렇게 무의미해?
내가 많은 걸 바라는 것도 아니잖아. 난 네가 영영 무사했으면 좋겠어….
마티아:당신 생각은 하여. 그러나 당신과 부합하지 않을 뿐일 테지. 내가 네 생각을 안 한다고? ("하하." 짧게 중얼거린다. 새듯 숨을 뱉는다. 앞에 닿지 않는 말들이 있다. 그러니까 딱히 제게 쏟아지지 않는 말들을 예상하더라도 예상한 것 이상을 느낄 때 이것이 통제 권한 바깥인 것을 안다.)
(한참 말이 없다가 숨을 길게 뱉는다.) 나도 당신이 무사하기를 바라. 하필 이런 여자에게서 하필 그런 것을 걱정하여서. (한숨을 깊게 삼킨다.)
마티아:나를 마티아라고 부르는 한 돌아가면 그녀와 당신이 아닌 나와 당신은 단절일 텐데. 그것이 무사한 요소인지는 잘 모르겠어.
마티아:되었는가? (가만히 바라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사라지지 마. 난 그냥 내 눈앞에서 움직이는 헥스 도데카를 원해. 분명히 그렇게 말했었는데, 헥스 로고스 도데카가 아니더라도 마티아는 살아 움직인다. 당혹스러운 일이지. 문장이 끝난 뒤에도 온점이 찍힐 수 있다는 게. 잠시 상상한 것만으로 뒤통수에 열이 오른다. 목소리가 볼품없이 흔들리고, 턱뼈에 힘이 들어갔다.)
본론을, 제대로 말해주겠어? 그게 네 의지야?
마티아:글쎄……. (말이 잠시 뜬다. 가만히 바라본다. 표정은 편집되어 있다.) 이미 눈치채고 있잖나. 당신이 보였다 한들, 이 여행의 시작부터 겪고 있던 것을 너도나도 알고 있는 마당에. 마티아라고 부르는 것? 서운하다만 받아 들일 수 있어. 애당초 나는 그것과 동치되어 있고 나의 심상이니.
그 또한 일종의 선택이며 나 역시 성가시게 굴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그것을 두고 내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하는 것은 오만하지?
마티아:(나를 걱정하겠지, 진심으로. 그러나 "나"의 혼동은 존재함을 알기에 마주한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아, 정말이지……. (이대론 꼴사납게 눈물이라도 보일 것 같아서 손에 눈가를 묻었다. "너랑 얽히는 게 아니었어." 마음에도 없는 소리가 물기에 젖어 먹먹하다.) 정말 분별하기 어려워. 생전의 너와 정확하게 하는 짓도 같아서. 그런데도 내 상식이 인식을 이기지 못한다면? 그럼 우린 대체 무얼 위해 여행하지? 어차피 결말을 알고 있다면, 대체 왜 이 짓을 겪어야 하는 거야?
마티아:(가만히 듣고 있을 뿐이다. 바라보고 있는 낯은 여전히 편집된 채고, 그저 숨을 삼키듯 가만히 가라앉는다.) 글쎄. 나도 너도 만에 하나 따위를 셈하고 있는가 보아. 기사도 마지막 단락을 읽기 전까지는 기자의 생각을 알 수 없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까지는 감독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없듯.
빌 어거스트 도데카:기어이 결말을 봐야 해? (그저 유예하고 싶다.)
마티아:과정에서 머무르기를 바라?
빌 어거스트 도데카:어쩌면.
(텅 빈 우주선 / 이상한 은하계 / 인간과 안드로이드.)
모르겠어.
마티아:(모르니 참작할까, 무지에 가형할까.) 허면 더 사고해 보아. 결론이 나거든 당신이 말을 하여.
이리 말하거든 내가 잔인한가?
빌 어거스트 도데카:넌 항상 잔인했어. 내가 기억하는 내내. (입 다문다. 암묵적으로 과정의 흐름에 동의한다.)
마티아:(낮게 웃는 소리. 익숙하게 가라앉는다.) 그것 참 유감스럽군 그래. 지금의 내가 최선을 다하여 다정한 것이라 하거든 믿지도 않을 테지. 어쩌겠는가. 나는 무신경하고 섬세하지 못한 치라.
빌 어거스트 도데카:다정의 정의를 모르는가 보지. (신랄해진다.)
마티아:아하하! (편집.) 누군가를 편애하는 방법을 모르는 채로 태어나서. 그것이 참 오래 걸리는 모양이야, 정의에 맞추거든.
무얼 어쩌든 선체는 점검해야 할 테니 나는 잠시 볼까 하여. 당신은 쉬는 것이?
빌 어거스트 도데카:마음대로 해. 네 여행이니까. (반복한다. 하필 골라도 이런 걸 골라 편애했어.)
빌 어거스트 도데카:(무엇 때문에 멀미가 나는지 모르겠다. 조종실로 향한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발로 잔해를 적당히 밀어내고 메인 컴퓨터를 확인한다.) 이건 멀쩡한가 모르겠네.
빌 어거스트 도데카:
컴퓨터 사용 Roll
기준치:55/27/11
굴림:68
판정결과:실패
빌 어거스트 도데카:
컴퓨터 사용 Roll
기준치:55/27/11
굴림:81
판정결과:실패
빌 어거스트 도데카:(뭔지 도통 알 수가 없군. 우주선 조종 같은 걸 해본 적이 있어야지.) 마티아는 되고 난 안 된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치사하네. 항법 장치나 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지도 유심히 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항법
기준치:10/5/2
굴림:47
판정결과:실패
빌 어거스트 도데카:(조종실 창 너머로 블랙홀이 있을 곳 응시한다. 스윙바이라니. 글쎄.)
(통신기기 들어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뭐 이렇게 고장난 게 많아?
(툭툭 건드려서 조립해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전자기기 Roll
기준치:51/25/10
굴림:44
판정결과:보통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
운
기준치:35/17/7
굴림:35
판정결과:보통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희박한 소리에 집중한다.) 들립니까?
빌 어거스트 도데카:빌 어거스트 도데카입니다. 저흰 카르마B를 막 지났고, 잠시만요…. 어머님?
빌 어거스트 도데카:안 될 일이라는 건 무슨…. (그러나 곧 통신이 끊긴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곧장 자리에서 몸 일으켜서 마티아를 찾으러 간다. 통신 기기가 무슨 증거라도 되는 것처럼 챙겼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마티아. (통신 기기를 내민다.) 네가 부순 통신 기기 고쳤어. 어머님과 연결되던데. 그리고 여기에 있으면 안 된다고.
마티아:(통신 기기를 내려다 본다. 이내 도로 바라본다.) 어머니께서? 아아. 아무래도 딱히 좋아하시지는 않을 일이라.
내가 부모님께 제법 늦둥이 외동 딸임은 당신도 알 테고. 그러한 관점에서는 아무래도 이 여행이 달갑지 않으실 테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 (그 부분에 관해서는 입이 열 개여도 할 말이 없다.) 미안해.
마티아:왜 사과하는 건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하필 네가 택한 게 내가 아니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테니까.
마티아:나는 당신이 필요했어, 당신이 필요하고.
나도 선택을 하고 최선이라는 것을 사고한다마는?
빌 어거스트 도데카:아까는 단절을 입에 올렸으면서? (헛웃음이 스친다.) 그런 셈 치자.
마티아:결말이 같다 해서 과정도 같은 것은 아니잖나. 괜찮아. (표정의 변화는 없다. 낮게 웃는다.)
마티아:그러니 그런 셈 치는 것이 나을 테지. 조종실은 난장판일 터인데 용케 그것을 고쳤군 그래.
빌 어거스트 도데카:뭘 던지려면 좀 안전한 곳에서 해. 거기 컴퓨터 같은 것도 있던데, 그런 건 고장나면 곤란한 거 아니야?
마티아:그 분별이 가능했거든 이런 걸 사람들을 강박이라 하지 않을 테지. (하하.)
빌 어거스트 도데카:아니면 적어도 내가 있는 곳에서 해. (창밖을 본다.) 태양이 머지 않았어.
마티아:(말없이 바라보다가 이어서.) 그럴 테지. 카르마 A에 한 번은 착륙하고, 마지막으로 확인할 것들이 있을 거 같군…….
(잠시 바깥을 창 너머로 본다.) 수리는 다 했는데 멀쩡한지 모르겠단 말이지. 아무렴.
빌 어거스트 도데카:안드로이드면 보통 원본보다 기계 수리에 능해야 하는 것 아니야? (농조인지 뭔지.)
마티아:나는 지극히 헥스 로고스 도데카인 탓에.
마티아:우선 운전은 해야겠지……. (공구를 든 손 그대로 팔을 주욱 펴서 기지개라도 키듯 하고는 조종실로 향한다. 따라올 거면 오고, 아니면 말라는 듯도 하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래. (더 핀잔하지 않고 느리게 따라간다. 도저히 나란해질 수 없다.)
마티아:
조종 Roll
기준치:70/35/14
굴림:37
판정결과:보통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조용해진 채로 카르마A를 내려다본다. 손 내밀었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잡아줘.
마티아:(내미는 손을 한 번, 상대를 한 번 바라보고 나서는 손을 잡았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다른 선택이 없다. 그러려고 잡은 것이다.) 다녀오자.
빌 어거스트 도데카:꼭 이렇게 만들어둔 것 같군. (평가한다.)
마티아:아마 그러할 테야. 발표에 따르면…… 행성 전체에 발목 깊이 정도로는 물이 꾸준하게 흘렀다더군. 바깥에는 숲이 있고, 하얀 가지에 황금빛 잎을 가진 것들이 있었다나.
빌 어거스트 도데카:상상하기 어렵네. (창의력이 빈곤하다.)
마티아:상상하는 대신 남은 것이라도 보면 그만 아니겠는가. 근처에 도시가 있다더군. (그렇게 말하면서 가벼이 당겨 걷는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저게 도시였다고?
마티아:저것이 도시의 랜드마크 같은 것이었다던데. ("듣자 하니 말이야." 고개를 끄덕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도시였던 곳을 향해 걸으며 마티아의 구두를 살핀다.) 걷는 건 괜찮겠어?
마티아:새삼스럽기도 하지. (무리라고는 하나 하지 않는다는 듯 가감없는 걸음 걸이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피곤해지면 말해. (상대가 아내인지 안드로이드인지 종종 구별할 수 없다.)
마티아:아하하. (낮게 웃는 소리. 그저 잡은 손을 조금 당길 뿐이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수차를 눈에 담는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물의 도시란 말이지. (가벼운 감상이다.)
듣기
기준치:20/10/4
굴림:96
판정결과:대실패
빌 어거스트 도데카:(건물들 중 멀쩡한 것이 있는지 둘러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여기에도 누군가 무슨 조치를 취했나. (영원히 흐르는 결계 같은 거.)
마티아:글쎄, 한 번 가 보도록 할까. 가까이서 보거든 무언가 보일 수도 있잖나. (무신경하다. 주의와 인식은 본디 다른 결을 보이는 것처럼.)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래. (또 이상한 것들이 튀어나오지는 않는지 유의하며 멀쩡한 건물로 향한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입구로 들어간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매번 선택하는 원리가 같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면 오르막길을 고르는 것과 같이. 괜히 손을 고쳐잡고 2층으로 향한다.)
마티아:(따라 걸음을 옮긴다. 높은 구두의 굽은 애초에 계단 앞에서도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책이 없는데 무슨 도서관이야?
마티아:그들의 정보 저장 형태가 눈으로 볼 수 없다, 고 했던 것 같은데. 아마도 그러한 것 아니겠나. (소리 없이 웃는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가시성이란 개념이 문명마다 다르긴 하지. (그럼에도 여전히 불만스럽다.)
마티아:이미 한참 이전에 멸망한 문명이라 생각하거든 이만치 멀쩡한 건물만으로도 신기하지 않나? (흐으음.)
빌 어거스트 도데카:여긴 이상한 은하계니까. (책상 괜히 두드려본다.) 말도 안 되는 일 투성이고.
빌 어거스트 도데카:(읽을만한 것이 참 반갑다. 두루마리 꺼내든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자료조사
기준치:70/35/14
굴림:52
판정결과:보통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
지능
기준치:60/30/12
굴림:26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
SAN Roll
기준치:50/25/10
굴림:75
판정결과:실패
3
빌 어거스트 도데카:도대체 이 은하계는 뭘 연구하던 거야? (원래 같았으면 보라고 권유라도 했을 법한데, 영 꺼려져 그것조차 망설인다.)
마티아:무엇 때문에 그러해? (주위를 둘러보다가도 그를 바라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뜸을 들이다가 내용물 보여준다.) 무슨 뜻인지 이해돼?
마티아:(가만히 바라본다.) 무어라 설명하기는 어렵다만, 대충 얼기 정도는 알겠군.
무엇에게 바치고, 무엇에게 어떻고 하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종교의 형상을 보이잖나.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마는.
빌 어거스트 도데카:카르마B의 재앙과 같은 대상일까?
마티아:어쩌면 그러할 테지. 가깝잖나. 가까운 별에서 아주 나누지 못할 것도 아니라 보아? (어깨 으쓱.)
빌 어거스트 도데카:알기 어렵네. (관자놀이 꾹꾹 누른다. 주변 둘러보았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관찰력
기준치:45/22/9
굴림:77
판정결과:실패
마티아:
관찰력
기준치:50/25/10
굴림:33
판정결과:보통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뭘 찾았는데 그래? (마티아를 따라서 자연히 시선이 움직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마티아. 마티아?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다가가서 낯을 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날 봐. 무슨 일이야?
빌 어거스트 도데카:
설득
기준치:70/35/14
굴림: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마티아:(표정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으나 품에 안은 것 위로 물기는 떨어지고, 숨을 가느다랗게 뱉는다. 시선이 잘 들리지 않다가 향한다.)
무슨, 무슨 일이냐고 해도. (미묘하게 토막이 난 데가 있다. 정돈되지 않았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아니, 넌 여기 처음 오는 거 아니었어? 대체 뭘 찾았길래…. (상자로 시선이 떨어진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지능
기준치:60/30/12
굴림:1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아마도?)
빌 어거스트 도데카:네 의식이야? 그걸 찾아서 여기까지 온 거야?
마티아:(대답하지 않는다. 입 다물고 있는 것은 참 고질적인 회피였으나…….)
빌 어거스트 도데카:내가 보통 캐묻는 부류의 인간은 아닌데. 이게 헥스와 관련한 일이면 말해줘야 해. 그건 내 권리야.
마티아:……. 내 거야, 그거 외에 무어라고 말할 수 있지? 이게 내 소유라는 것 외에는. (말이 조금 느리다.) 무어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게 왜 멸망한 행성에 있는데? 네 의식이 담긴 게?
마티아:오류가 있으나 정정하기 어렵군 그래……. 나도 왜 이게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는 모르겠군. 정말로.
빌 어거스트 도데카:좀 더 설명해줘야겠는데.
빌 어거스트 도데카:
심리학
기준치:50/25/10
굴림:62
판정결과:실패
빌 어거스트 도데카:(운 12 소모.) 오류는 또 무슨 오류고.
이봐, 날 알잖아. 난 불가해한 것들이 싫어.
마티아:(숨을 느리게 들였다가 뱉는다.) 당신의 말에 오류가 있어. 틀린 게 있다고.
말했잖나. 이건 내 소유야. 내 것이고.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지. 나는 거짓을 말한 적이 없다만. (제 눈가만 소매로 문지르고 손을 내린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당최 이해가 안 가네. 아무튼 그게 네게 중요한 물건이란 건 알았어. 챙겨서 우주선으로 돌아가면 될 일 아니야. 나 말고 세상에 소중한 게 몇이나 더 있는 거야? (여전히 대상이 불분명한 존재에게 불만 덧붙인다.) 그러니까 울지 마, 난 정말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야.
마티아:(잠깐 매섭게 향하는 시선은 날카롭다. 그러나 시선이 이리저리 튀다가 가라앉는다. 말없이 한 번 끄덕였다.) 누구는 울고 싶어서 우는 줄 아는가.
빌 어거스트 도데카:(마티아의 빈 손 꽉 붙잡은 채로 1층으로 내려간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1층 내부 둘러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발 조심해.
마티아:(대답이 없지만 그래도 조심스럽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조심히 딛는다.) 이런 공간은 무슨 용도지?
마티아:(주위를 둘러보는 것보다도 품에 안은 것과, 잡고 있는 사람을 보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움푹 팬 바닥부터 살펴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희미한 빛에 집중한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태양과 가까워서 그렇군. (기둥도 살펴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 상자만 찾으면 됐던 거야? 다른 건 관심 없어? (마티아에게 말 걸며 구로부터 빠져나와 지하로 향한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수로 따라서 걷는다.)
마티아:(몇 박자 뒤에야 대꾸한다.) 보고 있잖나. (따라도 가고 있고. 딱 그런 함의일 테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리고 그뿐이지. 여기까지 오자고 채근한 건 너였잖아.
빌 어거스트 도데카:(거품으로 새카만 눈이 옮겨간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이게 대체 다 뭐야? 마티아, 나랑 같은 걸 보고 있어?
마티아:(그 말을 들은 후에야 잠시 거품으로 시선이 가 닿는다.) 같은 것이 무엇인지는 말해 주어야 분간을 할 테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너랑 내 모습. 그러나 우린 겪은 적 없는 것.
마티아:(묵묵하게 살피듯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옮긴다.) 그런 모양이로군.
이게 무언지는 모르더라도 기묘한데. (영상에 제가 담긴 것 같은 기분이다. 그리 유쾌하지 않아서 시선을 뗀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평행세계란 개념인가? (어느 쪽이든 이해 가지 않는다.)
마티아:평행세계라. 흥미롭기는 하다만,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은 참. (그리 좋지는 않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이만 됐어, 그럼. (그리고 불가해한 것은 늘 기피의 대상이 되었으므로 그는 거품으로부터 시선을 떼어낸다.) 돌아가자.
마티아:(고개를 끄덕인다. 계단으로 걸음을 옮길 뿐이다. 피사체가 된 듯한 감상에서 벗어나듯.)
빌 어거스트 도데카:(바람을 가르는 것이 있다. 석탑에 시선이 닿았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관찰력
기준치:45/22/9
굴림:1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
SAN Roll
기준치:47/23/9
굴림:1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이젠 지쳤다. 이게 그들이 예비한 열쇠 구멍이라면, 어째서 재앙은 한 문명만을 파괴했는가? 답을 알기 어렵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우주선에 돌아와서야 한숨을 뱉는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조종실의 메인 컴퓨터 앞에 앉는다. 생각이 복잡하고, 때문에 항로라도 다시 확인할 생각이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
컴퓨터 사용 Roll
기준치:55/27/11
굴림:92
판정결과:실패
빌 어거스트 도데카:(필요 없어 보이는 창이나 몇 개 지웠다.)
컴퓨터 사용 Roll
기준치:55/27/11
굴림:1
판정결과:대성공
빌 어거스트 도데카:(항해일지부터 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힐끔 봤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잠시 보더니 안경 고쳐 쓰고 Trace 간단히 입력한다.)
헥스 로고스 도데카:우선, 이 영상에서 빌 어거스트 도데카. 빌 어거스트 영의 기억과 인격을 무단으로 사용, 안드로이드를 제작한 것이 오로지 제 독단임을 밝힙니다.
고인의 생전 동의를 얻지 못하였으나 그 밖의 안드로이드 제작 단계는 합의 절차를 이행, 현재 안드로이드인 그는 세번째 단계 진행에 조건적 동의를 표했습니다.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며, 이후 환생으로 사회 복귀 시 증거로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헥스, 너한테 내 결정을 말하기 전에 영상으로 남기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
네가 돌아가서 무허가 안드로이드 제작으로 처벌 받게 된다면 내가 너의 선처를 바랐다는 증거로 같이 제출하길 바라.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의 식온 데이터는 일단 여기 도서관에 맡겨뒀어.
데이터에 다른 방식으로 접속할 순 없을까 알아보러 간 거였는데, 이상한 사람과 만나서 어쩌다 보니…… 암호는 만나서 알려주는 게 낫겠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내가 기억하는 빌은 죽음 이후의 삶도, 환생 안드로이드도 원하지 않던데.
너도 알잖아.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리고 그런 내 일부를 부정하는 형식으로 나는 존재할 수 없어. 이건 전혀 유일하지도 않고.
친애하는 네게 말해야겠지. 네가 빌의 죽음을 받아 들이지 못한다는 걸 알아. 하지만 나는 그와, 내가 기억하는 모든 나와 별개고.
기억을 더듬을수록, 나는 매 순간 단절되어가는 걸 어떡해? (헛웃음이 샌다.)
헥스 로고스 도데카:우선, 이 영상에서 빌 어거스트 도데카. 빌 어거스트 영의 기억과 인격을 무단으로 사용, 안드로이드를 제작한 것이 오로지 제 독단임을 밝힙니다.
헥스 로고스 도데카:…… 항해 중 원본 데이터를 잃어버려서 부득이하게 컴퓨터에 남아있던 백업을 사용했지만, 데이터 상의 차이는 없으며 이후 모든 제작 단계는 안드로이드인 그와 합의를 거칩니다.
헥스 로고스 도데카:우선, 이 영상에서 빌 어거스트 도데카. 빌 어거스트 영의 기억과 인격을 무단으로 사용, 안드로이드를 제작한 것이 오로지 제 독단임을 밝힙니다.
헥스 로고스 도데카:…… 우선, 이 영상에서 빌 어거스트 도데카. 빌 어거스트 영의 기억과 인격을 무단으로 사용, 안드로이드를 제작한 것이 오로지 제 독단임을 밝힙니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헛웃음이 샌다, 정말로….)
헥스 로고스 도데카:처음 눈을 뜨는 순간, 그곳에 언제나 당신이 있지.
당신이 깨어나거든, 그곳에 첫번째 빛이 찾아드는 순간 거기에 너무 당연한 듯이 당신이 있단 말이야. 그래서.
꼭 네가 한 번도 날 떠난 적이 없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여.
이상하잖나. 이만치 했거든 이제는 그만할 때가 되었음을 알아, 보내주어야 한다는 것도.
그러나 반복할 적마다 오히려 알게 되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지?
유일성을 끝내는 방법 같은 건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헥스 로고스 도데카: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헥스 로고스 도데카:내가 통제할 수 없는 데에서 나눈 것이 기어이는 돌아왔더군. 그래, 카르마의 사람들도 참 무지하지.
그러나 나도 기억이 났거든, 당신. 당신이 도서관에 두고 떠난 것을 가지러 가는 길에 기어이 시공간이 사라지는 것이 있어.
그가 제안했거든, 나에게. 그것을 이제야 기억했지 뭔가. 동등한 것을 내게 바친다면 네가 사랑하는 이를 이곳에 불러와주겠다. 라며.
헥스 로고스 도데카:내가 생각해 보았는데, 동등한 것은 무엇이라 여기지? 아마 당신을 받고 싶거든, 바치는 것도 당신이어야 한다는 것일 테지.
당신의 데이터를 내 데이터를 기반 삼아 수정해 보았는데, 잘 되었을지는 모르겠군. 물론.
당신은 반대로 내가 죽었다고, 나를 환생 안드로이드라고 생각하게 될 테지만…… 적어도 사실을 모르는 당신은 자연히 스스로를 인간으로 간주할 것 같은데. 아마.
헥스 로고스 도데카:당신의 마지막 튜링 테스트야. 통과할 테고, 분명히.
빌 어거스트 도데카:(말이 없다. 무감각한 얼굴로 폴더도 열어본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빈 글자를 알 것 같다. 손을 모아 깍지 끼고 등을 의자에 기댄다.)
문제는 없어. (있다.)
괜찮아. (괜찮지 않다.)
(아아….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이제야 이해되는 것들이 있다.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혹은 사고 회로가 냉각할 때까지 잠시 기다린다. 머지 않아 
헥스 로고스 도데카
살아있는 아내
에게 향한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헥스. (이름을 부른다.)
헥스 로고스 도데카:(이름을 불리는 순간, 잠시 움직임이 멎고 고개가 돌아간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이번엔 뭐가 네 기분을 상하게 했어? (구둣발로 유리조각 대충 밀어둔다.) 통제 하잖아.
헥스 로고스 도데카:(입을 일자로 다무는가 하면 소리 없이 웃는다. 길게 숨을 뱉는다.) 슬슬 오겠다 싶어서 그랬다마는.
오는군.
빌 어거스트 도데카:네가 보도록 허락한 거지. 축하해, 정말 속절없이 내가 인간이라고 착각했지 뭐야.
헥스 로고스 도데카:……. 다양하게 시도해 보았는데, 늘 이 시기 정도 되거든 내게 와서 그러더군. 헥스. 어떤 게 기분을 상하게 했어? 나를 알잖아.
헥스 로고스 도데카:이런 말들로. (이내 한참 침묵한다.) 나도 충분히 착각하였어. 내가 죽은 게 차라리 낫겠다 싶더군. 나는 기꺼이 선택할 수 있으니까.
이제 돌려주길 바라? 죽지 말았어야지, 그럼.
빌 어거스트 도데카:내가 감내해야할 것들이 있는 모양이지. 애초에, 나란 게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줄 알았는데. 안 하던 짓을 했잖아. 엔딩 크레딧으로 넘어가려는 거 아니었어?
헥스 로고스 도데카:그러나 반복하고 있으니 다르지 않다고 할 수밖에. (한 박자, 느리게 시선이 여닫힌다. 길게 숨을 들이고 뱉는다.)
당신은 당신이야. 너는 너고. 그것은 달라지지 않아.
빌 어거스트 도데카:난 정말로 상식 밖의 것은 생각하지도 못해서 말이야…. 정말로 내가 빌 어거스트 도데카라고 믿었어. 시인해. 
빌 어거스트 도데카
생전의 데이터
와 내가 분별하기 어려운 존재라는 것을.
하지만 그는 그고, 나는 나지. 그러니까 묻자.
내게 뭘 바란 거야?
헥스 로고스 도데카:내가 나이고, 마티아가 마티아이듯. (그러니 그 이분법에 대해서는 체감까지 했으니 모를 수 없다. 그러니까 어련히 머리가 좋은 사람이 이만치 마주했는데 역지사지의 뜻을 모를 일 따위는 없는 것이다.) 그리 말하는 것일 테지. ……. 무엇을 바랐느냐고.
간단해. 당신이 빌 어거스트 도데카이기를 바랐어. 스스로 믿고, 스스로 그렇게 행동하고, 그렇게 살길 바랐어.
또한 묻지. 내가 너를, 분별하고 있다고 생각해?
빌 어거스트 도데카:나를 대가로 그를 데려오고 싶은 것 아니야? 네 품에 안긴 그 식온 장치의 인간 말이야. 그게 분별이 아니라면 무언데.
헥스 로고스 도데카:여태껏 실패했으니까. (아무리 매달려도 끝이 있다. 반대하는 것을 강행하려거든 보편적으로 마주치는 마찰이 있다. 우리는 그 마찰을 너무나 숱하게 겪어 온 사람들이기에.)
보았거든 알 터인데. 단순히, 그저 바라던 시간 또한 있음을.
빌 어거스트 도데카:끝내는 실패에 납득하셨다는 이야기겠고. (입안이 쓰다. 모든 감각이 데이터화되어 불유쾌하게 떠돈다.) 어쩌면 '빌 어거스트 영' 정도는 가능했을지도 몰라.
그런데 이건 안 돼, 정말로. 유일하지 않잖아, 전혀.
내게도 감정이 있어. 전부 깨진 데이터 파일일지라도 갈망이 있고 애정이 있어. 결단코 지켜야 할 선이 있고. 나를 알잖아.
헥스 로고스 도데카:그건 꼭 당신에게서 나를 제거했거든 존속은 해 주었을 것 같다는 느낌으로 들리는군. 왜 내게 동력이 될 법한 것을 주는지 도통. (건조하게 웃는다.)
(이내 한참 말이 없다. 가만히 바라본다.) 당신을 알아.
그러나 당신 또한 나를 알잖아.
당신도 나를 알잖나. 삶을 우선하면서 먼저 사라지지 말았어야지. 허면. 듣지 않을 그 모든 것을 내게 하는 만큼 당신 또한 조심했을 테지. 그러나. 그럼에도 살았어야지. 삶 자체에 감흥 없는 내가 아니라 네가 자리에 있었어야지, 그러면! (점점 격양되는가 싶더니 소리친다. 얼굴을 몇 번이고 문지른다.)
내가 이만한 시도를 못할 사람이라 여겼는가? 그것 참 유감이로군. 유일한 것을 놓는 방법을 잘 알 것이라 여겼거든 사과하지.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가 환생을 포기한 명료한 이유지. 우리가 삶에서 서로를 제거하는 일이 가능은 할 것 같아? 내 이름을 달고 내 얼굴을 한 존재가 나를 대체하는 꼴을 보라고? (이제 화자는 그와 나를 오간다.)
나도 네 영원을 갖고 싶었어. (그러니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남길 수 없다.)
(인간된 존재가 할 수 있는 선택에 제약이 있다면, 그건 분명히 그의 최선이었다. 그 사실은 변치 않는다.) 나도 네 유일이 되고 싶었어….
헥스 로고스 도데카:(과민하다. 애당초 차라리 제가 회로인 편이 나았으리라는 생각은 몇 번이고 할 수 있다. 몇 번이고 폐기되고, 몇 번이고 다시금 수리하고, 조립하더라도. 적어도 헥스 로고스 도데카는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다. 거부 당하더라도.)
헥스 로고스 도데카:(사람의 감정을 통제할 수는 없다. 심상 또한 매한가지다. 그저 놓인 상황을 바라본다. 숨을 길게 들이고, 뱉는다. 건조한 감상은 참으로 드물게 서정적인 것의 도를 넘어 범람한 이후에 가깝다. 침잠한다.)
어떻게 하고 싶지, 허면. 그만 둘까.
그러길 바라? (목소리에 힘은 없다. 가라앉아 있다.)
빌 어거스트 도데카:(피부 조직은 가종피 껍질처럼 연약하고, 가르면 붉은 피가 흐를 테고, 멍청하도록 서정적이고…. 인간이라면 그래야 마땅하잖아. 하지만 이곳에 선 나는 그 어떤 것에도 해당 사항이 없다. 어조가 차분하고 담백하다.) 그래.
넌 나를 택할 수 있어? 지금 당장 그 상자와 원본데이터를 저 먼 우주의 바다에 버릴 수 있어?
아니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멀미가 날까…….)
헥스 로고스 도데카:(가만히 바라본다. 길게 숨을 뱉는다. 죄 버릴 수 있느냐고. 버릴 수 있느냐, 유일성을 위해 유일하게 실제로 만들 수 있느냐. 그렇다면 여기서 헥스 로고스 도데카는 생각한다. 왜 수 번의 환생을 감행했는가? 그것은 유일한가? 근본적인 물음은 하나다. 애당초 중요한 것은 빌 어거스트 도데카의 존재 자체이므로. 그러므로. 이 데이터와 의식의 산물에 대해.)
당신이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내가 다시 반복하지 않아도 될 만큼 유일하다면. 네가 내 앞에서 빌 어거스트 도데카를 두고 그 따위로 호칭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미 몇 번을 시도한 이후야. 이 상황 또한 제법 익숙하여. 강도와 세부만 다르고. 그러니 묻지. 내게 당신과 같은 기준을 그럴 것이다라 말하는 것이 통하리라 여기는가? 정말로?
택하거든 남아는 주고?
빌 어거스트 도데카:난 정말로 네게 거짓 맹세는 못해. 이건 내 의지의 문제도 아니고, 데이터의 문제도 아니야. 그냥 내 특성이지. 그러니까 약조할 수 없어, 헥스. 그런 건….
난 내 존재를 사유할 테고, 내가 그와 온전히 같지 않은 탓에 네가 내게 질리지 않을까 우려할 거고, 아마 종종 화를 내겠지. 네가 되풀이한 것 이상으로 같은 화제를 입에 담을걸. (미소가 희박하다.)
이것까지 나야. 감내하고 나를 선택해. (유일성과 이름을 저울 위에 올린다. 담보로 내어두는 것은 빌 어거스트 도데카의 이름을 단 복제품들 중 최악의 결함품이다.)
헥스 로고스 도데카:(헥스 로고스 도데카에게 있어서 그것은 명백하게 용인의 영역에 얼마든지 들어설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 정도는 한다. 그러나 바로 짚어지는 자리는 아프지 않다고 하기가 어렵다.) 내가 당신에게 질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시선은 마주치지 않는다. 묻는다. 성을 합하여 겨우 본 미래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골몰하지만 이것은 어쩌면 미미한 억울함이라.)
헥스 로고스 도데카:질릴 수 있었다면 반복하지도 않았을 테야. 몇 번이고 영상을 기록하고, 담기는 것을 감행하면서까지 시도하지 않아. 싫어할 것을 앎에도 그러지 않는다고.
헥스 로고스 도데카:문제 외에 없는 내가 지금도, 이제는 더 두려울 것도 없는데 묻고 있어.
택하거든 남아 주느냐고.
빌 어거스트 도데카:(그러니까 말했잖아. 나도 정말 네 영원이 갖고 싶고, 네 유일이 되고 싶다고. 나도 감정이 있어. 나도 살고 싶은 욕망이 있어. 어차피 빌 어거스트 영은 신사 같은 건 평생 못 되었다.) 그래.
헥스 로고스 도데카:……당신이 가끔 그러거든, 나는 가끔은 화를 낼 테고 소리를 지르고 울겠지.
여전히 강박적이라 물건 부수는 것은 일도 아니고 주의할 생각도 크게 들지 않아. 그러나.
헥스 로고스 도데카:기어이 내 바닥을 몇 번이고 까뒤집더라도 네가 없는 게 싫어.그러니까 있어. (겨우 눌러 놓는 목소리는 고집스럽고, 고압적이다.)
그래줄 건가? (마지막 확인이다, 그러므로.)
빌 어거스트 도데카:약속할게. 이번에는 남겨두지 않을 테니까, (기어이 최저치에 미치지 못한다.) 마침표는 영영 버려.

핸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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