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여자아이와 같은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여겼습니까. 아니오. 태어남과 동시에 애당초 그런 삶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예. 한 번도 그런 삶을 살아본 적 없고 꿈을 꾼 적도 없다는 겁니다. 사람은 가끔 미래를 향하기도 하지만 감산하며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잖습니까……. 조숙한 이의 생각 따위로는 몇 번이나 말을 거듭할 수 있을 테지만. 사람은 아주 모르는 것에는 욕망할 수 없는 법이다. 그것은 결핍이 아니라 명백히 무지였다. 주어지지 않았으니 알 수 없다. 인지할 수 없다. 그저 명료한 명제 위에 평범이 끼어들었다. 평범해 보일 뿐인 것이지만, 위치가 아닌 소서러라 한들 그것이 "평범"하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는 것이 범인들의 삶이 아니냐고…….
그러니까 범인의 삶을 그저 영영 몰랐다면.
이런 감정 또한 몰랐을 것을 퍽이나 잘 알았다.
치미는 울음기를 몇 번이고 쏟아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자신은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를 그녀는 생각했을 테다. 현실, 현실. 그게 무언데. 애당초 가져본 적이 있는가를 논하고 싶을 판이다. 그러나 말하지 않았다. 소리를 지른다 해서 빌 어거스트 영이, 제 패밀리어가 "납득"할 수 있으며 "이해"할 수 있다면 이런 이야기는 이전에 끝나 합의라는 형태로 알맞게 포장되었어야 함을 아는 탓이다. 바란 적 없는 삶은 언제나 헥스 로고스 도데카의 발목을 쥐었다. 그것은 삶이지,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가끔은 동치되었다. 이것은 어떠해, 하고 잘만 숨겼던 로우드의 시간 따위와는 다르다. 지금은 현재이고, 그녀를 부르는 이름은 윗치가 아닌 메이지이며…….
"차라리 같이 죽자고 할 생각을 해……."
“…….”
“아니, 당신은…… 그런 말을 할 생각이 없을 테지. 그냥 두지 그랬나.”
더 괜찮고, 평범한 여자가 당신 곁에 있었어야 했는데. 실소가 새면 선을 잰다. 스스로를 뒤로 물린 채 표정을 갈무리했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하냐는 말은 이미 수도 없이 했으니. 빌이 정정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헥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시작을 부정하는 것 정도는 그녀 역시 할 수 있는 일이다.
고집스럽게 입을 다문 채 물건을 부수는 일이 있더라도 그 "어렵지도 않은 일"에 대한 수행은 이어지지 않는다. 정말로, 그럴 수 있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어쩌면. 타고난 박애는 바로 앞에 마주하던 이웃과 돌담의 잡초 따위를 동일시하게 만들었다. 헥스에게 있어서 무게를 가지는 건 정말로 드물었기에, 차라리 아주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렇게 속이 타지도 않았을 것이며. 우는 일 또한 없었음을 본인도 잘만 알았다. 몰랐다면 좋았을 테다. 정말로, 무지한 그대로 아무것도 몰랐다면. 로우드 시절. 특이한 윗치를 저 소서러가 일반인 여자애처럼 대하지 않았다면. 평범을 바라던 남자를 특이와 이례 안으로 쏟아버리게 한 죄값이라면 토해내야 할 방법을 모른다. 그녀는 침묵하다가 기어이는, 늘 그러하듯. 회피와 단절을 택했다. 고의적인 누락 위로 조용히 감산하는 게 무언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명료한 것은 땅에 발이 닿지 않는 이는 땅을 굽어 살필 수 없는 법이다.